“우리의 맛과 문화를 전합니다”


날짜 2019-07-19 08:49:08 조회


본격적인 여름의 시작을 앞둔 6월에 들어섰다. 씹고 뜯고 먹고 마시고 즐기는 먹거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기온과 함께 상승하고 있다. 여름이면 화제가 되는 음식, 날씨가 더워지면서 랭면이 사람들의 음식상에서 다시 그 존재감을 뽐낸다. 전통음식산업들이 새롭게 지역구도를 바꾸어놓고 있는 요즘, 순이랭면이 우리의 전통음식과 지역음식 문화를 보급하고 알리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길림성 장춘시, 우리의 맛과 문화를 전하고 있다는 순이랭면 장춘분점을 찾아가 보기로 했다.
지난달, 장춘시 길림대로(吉林大路)와 림하거리(临河街) 교차지역에 위치한 연변 순이랭면 제14호 점을 찾은 취재일행을 최영란(41세) 사장이 반갑게 맞아주었다. 장춘에서 또 하나의 분점개설로 준비작업에 한창인 그녀는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손님들이 부쩍 늘었다고 소개했다.
연변을 벗어난 외지에서 처음 시도하는 음식업은 모험도 예상됐지만 기대가 더 컸다는 최사장, 당지 사람들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연변랭면일 법도 한데 이제는 연변음식을 홍보하는 효자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고 한다.

“음식은 뛰여나게 잘한다는 칭찬은 못 받았어도 판매업은 경험이 좀 있었습니다.” 20년 전 이미 장사와 인연을 맺게 되였다는 그녀는 요구르트를 판매했던 경험부터 기자에게 이야기해주었다. 외국에서 3년 남짓 사업하다가 언니가 연길에서 함께 요구르트를 팔아보자는 건의를 해왔고 2002년 귀국을 선택했다. 그때 그의 나이 23살이였다. 시장의 발전성을 믿고 자신있게 시작했지만 당시 거의 전무한 상태였던 요구르트 소비층은 3년까지 적자를 기록하며 힘든 과정이였다고 회억했다. “그때의 소중한 경험과 시간의 축적이 지금의 제 자신과 순이랭면 장춘분점을 만들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초기 70병 판매물량에서 발로 뛴 노력으로 하루당 만병을 기록하기까지… 거기에서 희열을 느끼고 장사의 묘미를 느꼈다는 그녀는 요구르트 시장개척의 경험을 떠올리면 두려울 것이 없었다고 했다.
백화점, 유치원에도 공급되고 영업소를 11개까지 늘이며 1년 365일 쉬는 날 없이 달렸다는 그녀는 자녀 2명을 둔 엄마였다. 아이들과 함께 하지 못해 늘 미안하고 아쉬운 마음이였다.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아이들을 보며 자녀교육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자녀교육에 대한 전문공부와 함께 아이들을 위한 시간을 가지기로 마음먹었다. 2014년, 좀 더 체계적으로 배우고 싶어 사회구역에 문화원을 설립하고 아이들의 성장에 관련된 체험과 학습을 둘러싸고 운영해나갔다. 유명교수를 모시고 같은 생각을 가진 부모님과 함께 청소년 심리강의, 학부모교육에 대해 고민하며 아이와 자신을 위한 충전의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가 시작한 연변대학 과학기술학원 최고경영자과정(AMP), 그 기회를 통해 최영란 사장은 연변순이랭면 사장부부를 알게 되였다. 그때의 인연이 지금의 장춘분점으로 되리라고는 당시 그녀도 상상을 못했을 것이다. “함께 공부를 하고 어울리면서 여름철이면 바쁘게 돌아치는 랭면집에 가서 일손을 보탰습니다. 말없이 묵묵히 한곳에 열중하는 사장님과 사모님을 보면서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그러다 우연하게 돈화시와 장춘시에 체인점을 개설할 예정이라는 것을 알았고 “제가 해볼가요?” 하고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가 장춘 순이랭면 분점의 시작이였다.

집안 음식은 쉽게 해제끼는 정도였지만 막상 많은 사람들의 입맛을 상대하는 음식장사를 앞두고 그녀는 걱정도 만만치 않았다. 충분히 잘해낼 수 있을 거라고 믿어서 본점 사장도 내린 결정이였겠지만 쉽지는 않았다. 그런 그녀에게 주변의 말 한마디는 새로운 도전에 힘을 보탰다. “음식을 못한다고 음식장사를 못하는 게 아니다. 먹을 줄 알고 음식 잘하는 사람을 잡으면 된다.” 그 말을 듣자마자 걱정이 앞섰던 가슴이 용기로 다시 뛰기 시작했다.
“연변에 뿌리를 둔 순이랭면이 이제 체인점 17개를 앞두고 있습니다. 연변시장도 잘되고 있는데 조선족음식을 더 널리 알리기 위해 장춘지역에 투입해 시장 개척을 자신에게 믿고 맡긴 조광호 사장님 내외에 항상 고마움을 느낍니다.”
2016년 6월부터 순이랭면 본점에서 최영란 사장은 기초부터 배우기 시작했다. 손님이 가장 많은 한여름에 랭면을 만들고 파는 일에 직접 가담하면서 랭면에 대해 공부하고 경영을 배웠다. 배움의 과정에 손도 데여보고 광주리를 자주 들어서 물집도 생기고 실수로 기계를 망가뜨리기도 하면서 기초부터 차근차근… 배움의 시간은 그렇게  반년 남짓 흘렀다.
장춘시의 이곳저곳 상가건물을 알아보고 마땅한 위치를 정하고 개업준비에 열중했다. 그렇게 선택한 지금의 자리에서 2017년 2월 28일, 시운영에 들어갔다. 하루의 시작은 새벽시장에 가서 신선한 식자재 구입이였다. 아침 7시가 돼서 끝나는 이 준비작업이 가장 중요한 과정이라고 그녀는 믿었다. “음식 만드는 데 천부적인 재능이 있는 것도 아니여서 저는 식재료와 위생에 특히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생각처럼, 기대처럼 쉽게 흘러가지 않는 게 음식장사였다.
개업 첫해까지만 해도 빚을 지고 시작한 사업이 모험이 아닐가 걱정되면서 어깨가 무거워졌다는 최영란 사장, 랭면을 찾는 계절이 3월부터 10월까지 9달이나 되는 연변과 달리 상대적으로 추운 장춘은 따뜻한 음식을 찾는 손님이 대부분이여서 랭면장사가 6개월 정도밖에 안된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첫해 겨울에는 적자를 보게 되고 생각보다 적은 매출에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맛있게 만들어진 랭면과 음식을 맛보면 마음이 다시 정리되고 느긋해졌다고 했다. “안되는 걸 되게 만드는 고집이 필요했습니다.” 인터넷배달어플(美团)을 리용한 홍보와 판매, 개고기 샤브샤브, 찌개류와 같은 새로운 메뉴의 정리를 통해 지역의 제한성에 적응해나갔다. 몇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나자 흐름이 바뀌기 시작했다. 겨울이면 눈에 띄게 줄었던 손님들이 다시 늘어났다. 지난해부터는 인터넷을 통한 주문량만 해도 하루에 100건 좌우를 기록하며 점차 단골손님도 많아지고 있다고 했다.
“지금은 매일 앞에 일에 집중하고 가게에 때를 묻히며 배우는 마음으로 해나가자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장사를 시작한지 4년째에 접어든 요즘은 직원들에게 성장공간을 보여주고 비젼을 제시해 직원이 아닌 주인이라는 마음을 가지고 진심으로 음식을 만들 때 가장 큰 성취감을 느낀다고 한다.
“앞으로는 장춘시의 8개 구역에 하나씩 분점을 차리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우리 음식이 생각날 때 찾아와 드실 수 있게끔 하는 게 제 목표입니다.” 믿고 맡긴 연변의 민속음식인 순이랭면이라는 브랜드를 널리 알리고 뿌리를 내려야겠다는 사명감을 최사장은 품고 있었다.
랭면 한그릇에는 우리의 맛도 담겨있지만 우리의 이야기, 우리의 문화도 함께 담겨져있다. 맛있게 잘 만들어진 랭면 한그릇, 연변음식을 통해 깊은 우리의 문화까지 전파하고 싶다는 최영란 사장, 그녀와 순이랭면의 메시지가 장춘 뿐만 아니라 전국으로 나가기를 기대해본다. 
작가:정영철 김철 편집: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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