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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자, 나답게!

‘화성’컵 2019 연길국제마라톤경기 체험수기
날짜 2019-08-28 11:06:40 조회


2019년 6월 16일, 내 고향 연길에서도 마라톤국제행사가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나도 한번 도전해볼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신체조건부터 말하자면 달리기에 ‘최적의 조건’을 가진 평발, 30대 남성의 기본 몸매인 B라인 몸매, 달리기경험이라곤 학창시절에 최대 1,000메터를 겨우 완주한 경험밖에 없다. 이런 아주 평범한 조건에서 내가 마라톤이라는 엄청난 스포츠에 도전을 하게 된 것은 메달을 따기 위한 젊음의 욕망이도 고향에서 열리는 마라톤행사에 힘을 이바지하려는 원대한 포부도 아닌 단지 내 생의 이야기거리를 만들고 싶은 단순한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마라톤이 개최된다는 소식을 접하게 된 것은 헬스를 시작한 지 2개월 될 무렵이다. 내 몸에 이제 더 지방이 쌓이면 이번 여름옷은 새로 사야겠구나 하는 생각에 돈을 아끼는 마음으로 시작하였건만 일이 이렇게 커질 줄은 몰랐다. 이번 마라톤 코스는 6킬로메터 미니코스, 21.0975킬로메터 하프코스, 42.195킬로메터 풀코스로 되여있었는데 고민 끝에 하프코스로 참가신청을 하였다. 미니코스는 워낙 애들이나 뛰는 것이고 풀코스를 뛰기에는 아직 역부족인 것 같은 헬스 2개월 차의 자신감에서 과감히 선택한 하프코스였다.
모두가 그러하듯 뭔가 자랑할 만한 것이 있고 다른 사람들이 엄두를 내기 힘든 것에 도전을 할 때면 동네방네 소문을 내고 싶어진다. 아직 경기장의 문턱도 가보지 못하였지만 나는 이미 친구며 지인이며 직장에서까지 마라톤을 뛴다고 소문을 쭉 내버렸다. 내가 얼마나 대단한 것에, 쉽게 엄두도 못내는 것에 도전을 하는지를 자랑하고 싶었다. 하지만 자랑도 잠시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완주를 할 수 있을가 하는 두려움이 점점 몰려왔다. 미니코스로 신청을 했을걸… 괜히 꼴찌를 하기보다는 만만한 어린애들을 제치고 중간쯤에 들어와도 뿌듯했을 텐데… 이런저런 두려움 끝에 ‘에라, 모르겠다.’ 하는 마음으로 경기에 참석하게 되였다.
경기 당일 아침, 밖을 내다보니 당금 큰 폭우가 쏟아질 듯 하늘은 어두컴컴했고 창문을 여는 순간 한여름에 추위가 뺨을 치고 지나갔다. ‘날씨도 추운데 그냥 집에서 잠이나 잘가… 이 정도 날씨면 경기가 취소되겠지… 혹시 모든 코스를 미니코스로 통일하여 참가한 것에 의미를 두게끔 룰을 바꾸게 되지는 않을가?’ 하는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다. 걱정보따리를 지니고 잡념을 뒤로 한 채 경기장에 도착하니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았다. 참가인원은 그야말로 남녀로소 불문, 인종 불문, 국적 불문, 비빔밥 속의 여러 나물마냥 여기저기 군데군데 섞여있었다.
경기시작 전 틈새를 노렸다. 최대한 앞자리를 차지하기 위하여 안깐힘을 써 더이상 앞으로 가면 사람이 너무 많아 숨이 막혀 질식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곳까지 이르렀다. 경기시작 첫 5킬로메터까지는 그나마 뛸 만했다. 힘차게 달리는 어린 친구들이 대견해 말도 걸고 길거리에서 응원해준 시민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로 손으로 하트모양도 날리고 중간중간 사물놀이를 하시며 응원해주신 분들한테 엄지척도 해주고 길거리의 아름다운 풍경도 눈에 들어왔다. 또한 ‘이 넓은 거리를 내가 이 기회가 아니면 또 언제 자동차 도로에서 나만의 시간을 만끽하면서 달릴 수 있을가…’ 하는 생각에 흐뭇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그 흐뭇함도 잠시 뿐, 10킬로메터까지가 헬스 2개월 차의 최선인 것 같았다. 10킬로메터가 지나고 나니 몸에 과부하가 오는 순서가 느껴지기 시작하는데 다리 모양순서 그대로 내려오면서 느껴진다. 허벅지부터 시작하여 종아리를 거쳐 발바닥, 발가락까지 점차 뻐근해지기 시작한다. 쉬였다 뛰기를 반복하면서 영차-영차 15킬로메터까지 달렸는데 마지막 6킬로메터는 정신력의 싸움인 것 같다. 몸은 뛰고 싶지만 다리는 이미 내 다리가 아닌 느낌이다. 누군가 나의 손을 잡고 같이 뛰자고 해도 귀찮으니 저리 비켜라 할 만큼 더는 뛸 수가 없을 정도였다. 길거리에서 “화이팅!”을 웨치면서 쉬지 말고 뛰라고 응원하는 몇몇 분들이 얄밉기도 하고 아름다웠던 길거리 풍경도 이젠 귀찮아져 ‘뭐 볼 것이 있다고 이른아침에 나와 구경하는가?’ 하는 의문도 들면서 ‘나는 누구인가? 여긴 어디인가? 내가 왜 아까운 휴일을 여기에 투자하여 고생을 하는가?’ 하는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다. 혹시 나만 이런 생각을 하는가 하는 의문이 들면서 궁금해져 몇몇 마라톤 ‘전우’들과 이야기도 나누어봤다.
녀자애 한명은 꾸준히 쉬지 않고 느릿느릿한 속도로 끝을 향해 달리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대학 1학년에 재학중인 학생인데 이번 경기를 완주하면 과외학점 1학점을 취득할 수 있기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해야 한다고 했다. 팔순이 넘으신 어르신도 있었는데 오늘이 마침 생일날이여서 인생의 첫 마라톤을 완주하여 자신에게 생일선물을 주고 싶다고 했다. 이 밖에 부친절을 맞이하여 아빠에게 메달을 선물로 드리기 위해 뛰는 애들도 감동의 마라톤을 이어가고 있었고 소학교 입학을 앞둔 8살 아들에게 입학하는 순간부터 지금처럼 힘든 인생의 마라톤이 시작된다는 참된 도리를 몸소 깨닫게 하고 싶은 마음에 도전했다는 주옥 같은 멘트를 남긴 형님도 있었다. 나에게는 단순한 ‘시도’일 뿐인데 누구에게는 학업이고 누구에게는 인생이고 누구에게는 추억이고 누구에게는 인생의 수업이라는 걸 새삼스럽게 느꼈다.
드디여 내 인생의 첫 마라톤 21.0975킬로메터가 2시간 32분 만에 그 완주를 장식했다. 마지막 라인을 밟는 그 느낌과 그 희열은 달려본 사람만이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 오늘 참 수고했다고 자신한테 말하고 싶고 코스완성 메달을 받는 순간 뭔가 뿌듯하고 큰일을 해낸 것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그리고 가장 크게 느낀 것은 다가올 래일에 대한 어제날의 두려움이 오늘의 현실이 되여 다가오는 순간 내가 생각했던 것 만큼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걸 다시한번 느꼈다. 단언컨대 누구나 도전 가능한 스포츠는 아니지만 분명히 한번쯤 도전해보아야 할 스포츠인 것 같다.
바로 마라톤이 그러하듯이 나는 새로운 것에 도전을 하였고 앞으로도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싶다. 누군가 자신의 행복 우선순위는 자기가 정한 것이라고 하였는데 끊임없이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이야말로 내 삶의 행복 1순위인 것 같다. 내 고향에서 뛰는 내 생의 첫 마라톤, 그 완주의 끝에 서있는 나의 모습 그리고 그때 그 감정들을 되새기면서 이 글을 쓰고 있는 나, 이 모든 순간순간이 행복으로 다가온다. 먼 미래, 내 나이 80세 즈음 한적한 곳에서 로후를 보내며 인생 회고록을 쓸 때 마라톤에서 만난 분들을 떠올리며 나 홀로 미소 지을 수 있는 추억거리가 되지 않을가 하는 기대감에… 오직 미소로 가득할 내 추억들을 위해 내 인생마라톤에서 더 많은 새로운 것을 찾아 달음질을 이어가야겠다.  

 
작가:강룡길 편집: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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