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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은 새로운 인생이다


날짜 2019-11-26 16:37:37 조회


사람마다 때가 되면 일자리에서 물러나 쉬게 마련이다. 한자를 보면 쉰다는 휴(休)자는 한사람이 나무 곁에 있는 모양을 나타낸 상형문자인데 나무 그늘 밑에서 편안히 놀고 있다는 뜻이다.
옛날 관리들이 벼슬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을 ‘은퇴’라 하였다. 동진 때 문학가 도연명이 묘사했던 귀원전거(归园田居)를 하여 무릉도원 같은 정신락원을 찾았던 것이다. 일본력사를 보면 일본에서도 큰 집안의 어르신들이 가독을 장남한테 상속시킬 때 ‘은퇴’라는 말을 썼다. 번망한 가업을 후손에게 물려주고 한적한 시골로 락향하여 시름 놓고 은거생활로 들어갔던 것이다.
나는 2010년에 정년퇴직하였다. 새 중국에서 태여나 붉은기 아래에서 자라났으며 애국전통교양을 받아온 나로서는 ‘멋지게 살아야 한다.’는 현대인들의 신조를 따라야 했고 옛사람들처럼 세상을 피하여 조용히 한거할 수는 없었다.
‘멋지게 살아야 한다.’는 것은 아름답게 늙어간다는 것과 뜻이 맞먹는다. 아름답게 늙어가는 것은 외모와 형색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한사람의 인생태도, 행동거지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표가 난다. 나는 이런 인생의 최고경지를 목표로, 남은 일생을 값지게 살아가리라고 마음먹었다.
우선 독서취미를 버리지 않았다. 원래 책읽기를 즐기던 나는 퇴직 후 매일 두시간 가량의 시간을 독서에 할애하였다. 국내외 정세를 론한 문건자료들을 열람하였고 일본어소설을 읽었으며 영어자습도 게을리하지 않았다.(지금 영문판 소설《다빈치코드》를 세번째로 중문과 대조열독하고 있는중이다.) 그리고 중앙털레비죤방송과 일본 NHK(일본방송협회)텔레비죤방송을 시청하여 더 넓은 시야로 국내외 정세 동향을 파악하기에 힘썼다. 
다음 서법을 즐기였다. 지금 매일이다싶이 한시간쯤 떼내여서는 붓글씨를 써본다. 내가 맨 처음으로 붓을 쥐여보기는 중학생시절 문화대혁명 때였다. 그때 큰 붓으로 표어를 썼고 작은 붓으로 대자보를 썼다. 그 후 사회인이 되자 일에 쫓기여 붓을 들 겨를이 별로 없었으며 거기다 컴퓨터와 같은 이른바 워드 즉 문자정보처리기가 나타나는 바람에 손으로 글을 쓸 기회를 거의 상실해버렸다. 퇴직하자 나는 다시 붓을 들었으며 이를 통해 많은 좋은 점들을 발견하게 되였다. 무엇보다도 심리수양이 깊어지고 마음이 편해진다. 나는 이 감수를 스마트폰 모멘트에 올렸다. “홀로가 두렵지 않다. 두려운 것은 갈 곳을 잃는 것이다. 고독한 생활에 습관되여도 괜찮지만 공허한 세계에 빠져들면 그것은 끝장이다. 독서, 글쓰기, 건강관리 혹은… 퇴직하면 건강한 정신상태 확보에 류의해야 한다. 직장출근 때와는 달리 곁에 사람들이 줄어들고 인간교제도 적어진다. 이럴수록 정신상태조절을 등한시하지 말아야 한다. 좀 더 학술적으로 말하면 자신의 생명활동 자동통제 시스템을 조절하여 그것이 더 건전한 상태에 접근하게끔 하는 것이다.”
또한 서예를 통하여 많은 고전시사들을 외울 수 있었다. 당조 때의 3대 시인들의 시를 비롯하여 북송 때의 위대한 문학가 소동파의 시사와 같은 고전작품들 속에서 풍부한 문학자양분을 섭취하게 되였으며 중화민족의 우수한 문화전통을 더 깊이 리해할 수 있게 되였다.  례하면 당조 때의 시인 리상은이 쓴 시 <락유원에 오르다>의 마지막 두 구절 “석양은 무한히 좋지만 황혼에 가깝구나(夕阳无限好, 只是近黄昏)”를 “석양은 무한히 좋아 황혼이 두렵지 않구나(夕阳无限好, 不怕近黄昏)”는 식으로 고쳐볼 수도 있는 것이다. 우리가 알다싶이 일년에는 사계절이 있는데 인간이 자질구레한, 보잘것없는 걱정거리를 다 내려놓고 슬픈 고통을 다 팽개쳐버린다면 날마다가 사계절중에서 제일 아름다운 때로 될 수 있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저 멀리 산 넘어 흘러가는 흰 구름을 바라보노라면 이 세상의 모든 것이 다 더없이 아름다워 보일 것이다. 지위, 명예에 집착하지 않고 여생을 담담하게 살아가며 삶의 여백을 마음에 담아둔다면 그런 삶이야말로 최고경지의 인생이 아니겠는가? 이것이 서예가 나에게 깨우쳐준 인생철리이다.
나는 설, ‘3.8’절, ‘7.1’ 당 창건일 등과 같은 명절 때마다 붓으로 축하의 메시지를 써서 모멘트에 올리군 한다. 오늘도 나는 아버지명절에 딸 내외가 선물로 보내온 좋은 붓으로 당시를 베껴쓰고 있다. 

그리고 나는 또 스마트폰의 카메라를 리용하여 주변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일들을 기록하였다. 나는 지금 날마다 한시간씩 강뚝을 산책한다. 산책은 건강에 좋을 뿐더러 주위의 사물을 관찰하고 문제를 사고하는 데 훌륭한 기회를 마련해준다. 하남 강뚝을 산책할 때 땡볕 아래에서 정연히 줄을 서서 일사불란하게 댄스련습을 하고 있는 로년댄스팀을 만났다. 나는 나의 촬영작품을 ‘푸른 부르하통하’라고 이름 지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원무곡인 ‘푸른 다뉴브강’은 슈트라우스 선생이 창작한 것이다. 나는 나의 사진에 ‘푸른 부르하통하’라고 제목을 달고 싶다. 슈트라우스 선생이 꼭 기꺼이 동의하리라 믿는다. 그것은 이 로년댄스팀의 댄스예술에 대한 애착심과 팀플레이 단체정신에 대한 충성심을 보게 되면 누구나 고개를 깊이 숙이게 되기 때문이다. 나는 전문가가 아니라서 댄스기교에 대해서는 주제넘게 평가할 수 없지만 슈트라우스 선생이 꼭 나의 생각에 수긍하리라 굳게 믿는다.” 이런 긍정적이고도 활력에 찬 견문들을 모멘트에 올림으로써 다른 사람들과 공감대를 이룰 수 있었고 나 자신도 성취감 같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나의 로년생활에 자기 만족감을 느낀다. 남한테서 칭찬을 받거나 누구한테 자랑한 적도 없다. 나는 나 자신의 매일의 삶에 만족하고 나의 로년생활이 값지다고 여긴다. 자기가 세운 목표에 따라 자기 취미에 맞게 로년생활을 즐긴다면 그것이 최고의 경지가 아닌가 생각해본다. 옛사람들은 지족상락(知足常乐)을 제창하였다. 만족하면 언제나 즐겁다는 말이다. 스스로 만족하는 것은 생활의 지혜이고 정신적 재부이며 원숙한 인격의 표징으로 된다. 다른 사람의 행복을 부러워하지 말고 남의 우수함을 시샘하지 말며 자신의 모든 것에 만족한다면 그 이상 더 바랄 인생이 어디 있겠는가?
사람들은 흔히 퇴직하면 할 일 없이 늙어만 간다고 말한다. 나는 이런 견해에 “노-” 라고 대답하고 싶다. 인간은 현직에 있을 때는 죽을둥 살둥 모르고 일에 부대끼여 지내지만 일단  60세가 넘으면 지난날 걸어왔던 발자취들을 하나하나 세여보게 된다. 60세가 되여 세상물정을 더 깊이 알게 된다는 말이다. “젊었을 때는 시에 담긴 뜻을 잘 몰랐으나 다시 그 시를 읽어보노라니 어느덧 시 속의 인물로 되여버렸다.” 인생은 시와 같이 젊었을 땐 그걸 잘 모르고 세상 풍파를 겪고 나서야 그 참된 뜻을 알게 되는 것이다. 정신적 년령이 성장하는 한 인간은 늙지 않는다. 젊은이들은 혈기 왕성한 건강으로 자부심을 느끼지만 늙은이들은 풍부한 인생경력으로 긍지감을 가진다. 어느 노래의 가사와 마찬가지로 “너희들은 늙어봤나? 우리는 젊어봤다.”  
과학자들은 인간의 생리적 성장은 남녀구분 없이 20대 중반에 절정에 이르고 그 다음부터는 내리막 길을 걷는다고 여긴다. 보다싶이 이런 생리적 성장기간은 아주 짧지만 정신적 성장기간은 길고도 길다.
생리적 년령은 짧고 제한되여있지만 정신적 년령은 길고 인간적인 성숙은 그 한계가 없다. 정신적 성장이 지속되는 한 인간은 젊음을 확보한다. 퇴직한 후부터 인간은 세상을 더 잘 알 수 있고 폭 넓은 성숙단계에 성큼 들어서기에 퇴직은 새로운 인생의 스타트라 할 수 있다. 이 스타트라인을 넘어서서 인간은 마지막 인생의 멋진 고비로 라스트 서퍼트(冲刺)하는 것이다. 퇴직한 로년친구들이 다 멋진 여생을 지내기 바란다.   
작가:허승룡 편집: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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