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장간 점경


날짜 2020-07-22 09:19:16 조회


지구온도가 상승하면서 고온에 적응력이 약한 많은 생물종들이 진화를 멈추고 절종되였다면 산업화로 들어서면서 지난 세기 농경사회의 잔재들도 퇴색하고 ‘절종’되여가고 있는데 그중에는 우리들이 문화어로 점잖게 칭했던 철공소도 있다. 여느 지방에서 대장간이라고 칭했고 우리들에게 정다운 야장간으로 통했던 철공소-강철을 단야하던 데로부터 강철을 녹여서 붙이는 용접기기가 진출하면서부터 철공소라고 칭했다면 어페인지?
쇠녹 특유의 야싸한 냄새 속에 묻어오던 코크스 타는 냄새, 무질서하게 널려있는 파철, 모루, 쇠사슬, 망치와 각종 집게, 소철을 신길 때 사용하던 육중한 들나무… 연변시골마을 모든 야장간의 공통적인 풍경이였으리라.
‘뚱땅-뚱땅’ 쇠망치로 기껏 달아오른 쇠를 두드리던 절주 있던 철의 소리, ‘딩댕-딩댕’ 모루에 망치가 부딪치며 잔가락으로 흘러나오던 음악 같은 소음들은 야장간 전유물이다. 늙은 대장장이가 당시 ‘콕스’라고 불렸던, 불타는 코크스 속에서 커다란 집게로 벌겋게 달아오른 쇠를 모루에 올려놓으면 견습공인 듯한 젊은이가 달려들어서 메를 휘둘러서 납작하게 만들던 그 정경은 우리 조무래기들의 큰 구경거리였다. 그 당시 사원들이 사용했던 호미가락, 낫가락은 이렇게 투박한 모루에서 벼리여졌고 제조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 시기는 그래도 낫이거나 호미 같은 것은 공급판매합작사에서 팔기도 해서 대개 야장간에서는 소편자거나 소철을 만드는 게 위주였다. 그 시기 야장간에서 자동기구라 하면 돌아가면서 빨간 불똥을 무수히 튀기는 연마석 정도였고 불타는 코크스에 바람을 넣는 전기풍구 정도가 고작이였다. 야장간도 턱없이 헐망했다.
“이넘들이 구경할 거 없어 야장간에 기여드냐? 여기서 걸티막(걸리적거리지)질 말구 날래 물러가!” 코물을 질척거리던 늙은 대장장이 울안에 들어가서 남새를 쪼아먹는 닭무리 쫓듯 우리 조무래기들을 내쫓군 했다.
야장간 대장장이들의 휘두르는 절주 있는 망치소리가 희한한 구경거리였고 ‘소철 신기는 틀’이라고 어정쩡하게 불렸던 들나무에 소를 가두어넣고 소철을 박는 풍경이 더 재미있었다. 문화적으로 편자를 신긴다고 하지만 그 시절 우리들은 “쇠철을 신긴다.”고 말하군 했다. 그것이 왜 재미있는 구경거리가 되겠냐만은 산업화로 들어섰다는 오늘날, 각종 동영상들이 폭포같이 쏟아지고 볼거리가 많다는 지금도 ‘틱톡(抖音)’이거나 ‘수박영상(西瓜影视)’에는 말편자를 신기거나 사람들이 신는 가죽구두 같이 괴상하게 길게 자란 당나귀 발굽을 손질하는 ‘발굽수리공(修蹄工)’들의 작업영상화면에 네티즌들이 폭주하고 있다면 리해할 수 있으리라.

중원지방을 비롯한 우리 나라의 광활한 국토에서 축력으로 말이거나 노새, 당나귀 같은 기제목축력을 많이 사용된 반면 우리 민족들은 대개 우제목에 속한 소가 위주였다. 같은 우제목에 속한 락타, 기린, 염소도 소와 같이 짝수의 발굽을 가지고 있다. 시골사람들은 이런 가축을 “발굽이 쪽이 났다.”고 홀하게 말했다.
발굽이 홀수로 된 말의 편자는 말발굽 모양을 따라 대체로 둥글게 통채로 만드는 데 비해 발굽이 짝수에 속한 소는 오른켠, 왼켠 두개의 편자를 신기고 대개 세개거나 네개의 철을 박아서 편자를 고정시킨다.
시골사람들이 ‘야장간 쇠철 신기는 나무틀’이라고 아무렇게 부르던 들나무에 소를 가둬넣은 후 소가 움직이지 못하게 소 앞배와 뒤배에 두개의 강철쇠사슬을 걸어서 소 네 발이 허공에 뜨게 만들어서 소가 힘을 쓰지 못하게 물리적으로 고정한다. 다음 대장장이가 가는 바줄로 힘을 잃은 소다리를 올가미로 걸어서 가름대에 묶는다. 이미 닿아서 납작하게 된 소철을 뽑고 그 기회에 새로 자라난 발굽연골조직을 낫같이 생긴 날카로운 기구로 깎아내서 발굽을 말끔히 정리한다. 사람으로 말하면 발톱, 손톱을 깎아내는 셈이다. 그래도 짝수발굽을 가진 소는 홀수발굽을 가진 말이거나 당나귀처럼 발굽연골조직이 기형적으로 길게 자라나서 절음발이 되거나 아예 걷지도 못해 축력을 상실하는 현상은 없다. 발굽이 정리되면 그 기회에 새 편자를 갈아신기고 머리가 뾰족한 쇠철을 박는다. 때론 소발굽의 신경조직이라도 건드리면 소가 무섭게 발악하는데 든든하게 만든 들머리도 삐꺽거린다. 때론 소철을 신기는데 눈치 없는 소가 똥을 싸대면 소철을 신기던 대장장이가 “에잇… 이넘이 쇠새끼 많이도 처먹었다.”고 두덜거리기도 했다.
대개의 야장간은 대대(촌민위원회)에서 운영하는 업소라 생산대 (생산소조)에서 올라와서 소철을 박으면 책에 외상으로 기입해두었다가 겨울에 가서 결산하군 했다.
그 시기에 겨울이면 ‘채세판(처서군들이 일하는 산판)’이라고 일컫던 운수업이 있었는데 대개 도시로 벼짚이거나 조짚을 실어나르는 힘든 운수업을 옛투를 빌어서 ‘채세’하러 간다고 했다. 기실 ‘채세(처서군)’라면 힘든 산판일을 일렀는 데도 시골사람들은 힘든 막로동을 모조리 ‘채세판’이라 했다. 도시로 운수에 나서는 날 전날이면 사원들이 저마다 수레를 끄는 소들을 야장간으로 끌고 가서 새 편자를 갈아신겼는데 벼짚수레를 끄는 소들은 두만강 얼음판도 겁내지 않고 새로 박아 신은 소철을 얼음 속에 척척 박아 넣으면서 힘차게 수레를 끌군 했다.
이제는 우리들의 추억 속의 야장간은 멀리 형체없이 사라졌고 녹슨 파철무지와 코크스 타는 냄새도 사라졌다. 더구나 수레를 끌고 밭갈이를 하던 황소가 축력을 잃으면서 소철 박을 일도 깡그리 없어졌다.
작가:최국철 편집: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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