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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와 우리의 이야기


날짜 2020-12-17 13:37:23 조회


오늘 아침에도 학교 가는 애한테 마스크를 챙겨주면서 보니 일회용 마스크가 서랍 하나를 꽉 채우고 있었다. 어느새 마스크는 우리 일상의 필수품이 되여버렸다.
‘후, 한때는 얼마나 희귀품이였던가!’
앨범에 묻혀있던 화면 하나가 마우스에 끌려나오듯 올해 년초에 있었던 일들이 클로즈업되여 눈앞에 나타났다.
경자년의 시작과 함께 무한이 봉쇄되고 여느 해의 명절분위기 대신 긴장하고 불안한 기운이 전국을 휩쓸고 있을 때 외출할 수 있는 필수조건은 바로 마스크 착용이였다.
“자신과 가족, 타인의 생명안전을 위하여 마스크를 꼭 착용하십시오!” 방송마다에서 이렇게 웨치고 있었다.
그런데 집에 있는 마스크란 달랑 다섯장! 그 시기는 마스크 원자재가 고갈되고 항공편도 취소되여 물류가 침체되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환자를 받아들이고 치료하는 중임을 떠멘 연변대학부속병원을 포함한 연변주 전체가 방역물자 결핍난을 겪고 있어 크나큰 사회적 불안을 초래했다. 하여 관련 대책 연구는 그야말로 한시가 급했다.
대외련락을 책임진 주외사판공실은 모든 인맥을 동원하여 도움을 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시도해보았다. 드디여 중국아시아경제발전협회 부회장이며 재일중국조선족련합회 회장이신 허영수 회장과 련계가 닿았다. 허영수 회장은 재일중국조선족 각계 인사들에게 연변에 방역물자를 지원하여 전염병과 어렵게 싸우고 있는 고향인민들에게 힘을 보탤 데 관한 발기문을 발표했다. 발기문은 빠른 속도로 일본에 살고 있는 중국조선족을 비롯한 모든 고향인들 사이에서 퍼졌고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그들은 슈퍼나 약방들을 샅샅이 훑으며 사들일 수 있는 의료용 마스크와 장갑들을 모조리 사들였고 방역물자를 더이상 구할 수 없게 되자 돈을 의연해 나섰다. 어떤 분들은 고향에 있는 가족들에게 부쳐주려고 남겨두었던 마스크를 그대로 들고 왔으며 어떤 분들은 직접 사무실에까지 찾아와서 방역물자들을 분류하고 포장하는 것을 거들어주었다. 정말이지 마스크 한장한장마다 고향인민들에 대한 그들의 관심과 사랑이 슴배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였다.
2월 17일 오후, 드디여 방역물자를 실은 중국아시아경제협회 전용 비행기가 도착하고 문이 열렸을 때, 비행기 안의 광경에 눈시울을 적시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방역물자를 담은 박스들이 숨 막힐 정도로 기내를 꽉 메우고 있었다. 좌석이 10개밖에 안되는 자그마한 비행기에 120개나 되는 박스를 다 실으려면 리용할 수 있는 공간은 모조리 리용하지 않으면 안되였다. 짐받이와 작은 탁자, 복도는 물론 화장실까지 크고 작은 박스들로 미여질 지경이였다. 하여 중국아시아경제발전협회 권순기 회장님과 허영수 부회장님은 비행시간 네시간 내내 화장실에 가지 못하는 건 물론 무릎 우에 놓인 박스를 안고 자칫 머리 우로 굴러 떨어질 박스를 념려하면서 까딱 움직일 수도 없는 부동의 자세를 유지했던 것이였다. 지금도 그때 그 장면을 생각하면 가슴이 뭉클해난다. 회장님들의 이러한 희생과 헌신은 대체 어떤 마음, 어떤 신념에서 비롯된 것이였을가? 그건 분명 몸은 타향에 있어도 한시도 조국과 고향을 잊지 않는 뜨거운 마음, 어려움에 처한 고향인민들에게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고저 각고의 노력을 다하는 굳은 의지에서만이 나올 수 있는 것이였다.

주당위와 주정부의 옳바른 령도 그리고 몸은 세계 곳곳에 흩어져 살아도 마음만은 언제나 하나인 고향인들의 사랑에 힘입어 우리 주의 생산과 생활도 점차 전염병사태로 인한 위기를 극복하고 정상적인 궤도에 오를 수 있게 되였다.
힘든 시간들이 지나가고 이제 한숨 쉬게 되였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 전국 각지로부터 우리들의 손길을 애타게 바라는 소식들이 연해연방 전해져왔다. 세계 곳곳에서 전염병사태가 터지면서 중국으로 들어오는 연변적 인원이 부쩍 늘어났고 따라서 청도, 대련, 심양 쪽에 그분들의 픽업과 이동을 도와줄 사업일군이 많이 필요했다.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저격전에서 반드시 승리를 거둘 데 관한 주당위, 주정부의 지시 및 그 관련 사업의 간고한 선두임무가 외사판공실에 떨어지자 불과 몇시간내에 판공실 전원이 자원해 나섰다. 검토를 거쳐 조직에서는 최철진, 림청해, 채문일을 각기 대련, 심양, 청도로 파견하기로 결정하였다.
3월초였던 당시, 전국적으로 전염병의 기세가 한풀 꺾였다고는 해도 곳곳에는 여전히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고 일단 떠나게 되면 언제 돌아올지 기약조차 하기 어려운 걸음이였다. 개인사정을 놓고 볼 때 최철진은 약을 떠나서는 하루도, 병원을 모르고는 한달도 지낼 수 없는 허약한 체질인가 하면 채문일은 셋째 아이가 금방 돌이 지난 세 아이를 둔 아빠였고 림청해는 높은 각오와 열정으로 자원해 나선 사례였다.

하지만 그들은 외사판공실의 일원으로서 얼마 전에 연변주가 재일연변동포들로부터 천금보다 더 귀한 마스크를 지원받은 그 과정의 어려움과 감동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하여 이번에는 어려운 귀향길에 오른 부모형제와도 같은 분들에게 우리가 마스크와 같은 소중한 존재로 다가가야 한다는 드높은 사명감을 안고 개인사정 따위는 뒤로 한 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싸우는 전선으로 비장한 발걸음을 내디뎠다.
그렇게 한달이 흘렀다.
입국객들의 신상정보에 관한 철저한 조사, 안전한 픽업과 격리, 비행기 도착시간에 맞춰 가늠해야 하는 연길행 고속렬차 번호와 발차시간, 공항에서 고속렬차역으로 이동하는 데 필요한 차량 배치… 업무량은 예상을 훨씬 초과했고 수시로 맞닥뜨릴 돌발상황은 시시각각 주관능동성의 여부를 고험하군 했다.
그동안 하루 12~18시간을 공항에서 보내야 했고 밤늦게 도착하는 항공편이 있는 날에는 3, 4시간밖에 눈을 붙이지 못하군 했다. 한번 방호복을 입고 나면 적어도 네시간은 화장실에 갈 수 없었고 입국객을 고속렬차역까지 차로 운송해야 할 경우에 대비해 련속 두끼를 굶어야 할 때도 있었다. 연변적 입국객이 많아 사업압력이 큰 데다가 련속되는 수면부족으로 인한 피로까지 겹치는 바람에 위장염, 피부과민, 탈진상태 등 신체적 적신호들이 한꺼번에 몰려오기도 했다.

이러한 것보다 더 견디기 힘들었던 게 있었다면 가족들을 멀리 떠나 외롭고 위험한 섬에 홀로 남겨진 듯한 초조함과 두려움, 불안감이 수시로 덮쳐오는 순간들이였다.
하지만 매일 똑같이 되풀이되는, 며칠도 아닌 30일간의 모든 어려움을 떨쳐낼 수 있었던 건 떠나올 때 조직 앞에서 다진 맹세였다.
“전염병은 명령이고 예방, 통제는 곧 책임이다!”
그 누가 알아주기를 바라지도, 세상에 이름이 알려지기를 원하지도 않았던 그들은 주어진 소임에 착실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당의 부름을 받들어 인민들의 평안과 행복을 위해 묵묵히 최선을 다했다. 그 누구의 남편이여야 했고 그 누구의 아버지여야 했으며 그 누구의 아들이여야 했던 그들에게 이 한달간 주어졌던 건 오로지 공동의 이름 하나 뿐이였다. 그 이름은 바로 연변주 외사판공실 직원이였다.
이처럼 우리가 직접 보고 느껴온 사람과 사적외에도 전국적으로 전염병에 맞서 싸우는 의료일선 혹은 여러 현장에서 자신의 행복과 평안을 아낌없이 희생해온 사람들… 전염병 기간 가족에게 귀한 마스크를 챙겨주는 마음으로 이웃과 타인에게 선행을 베풀어온 사람들이 수없이 많았다. 바로 이러한 역행자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끈끈한 사랑에 의해 현재 우리의 하루하루를 소중하고 평범한 일상으로 되돌려오지 않았나 싶다.
오늘도 전국 각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사업터에서는 전염병과의 끝나지 않은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반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이미 물러갔다고 착각하며 마음의 탕개를 늦추는 현상들이 보여지고 있는데 시종 자신의 안전에 중시를 돌리고 경계를 높이는 것이야말로 모든 역행자들의 노력과 희생을 헛되게 하지 않는 바람직한 일이 아닐가 생각한다.
그렇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의 싸움으로 특별했던 올 한해, 나 한사람의 건강과 행복을 지켜주었던 마스크… 그런 마스크와도 같은 존재처럼 우리 모두의 안전과 평안을 지켜주는 소중한 사람들이 있는 한 전염병으로 인한 어둠은 곧 물러갈 것이라 굳게 믿는다.  
 (필자는 연변주외사판공실 사업일군)
작가:리철 편집: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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