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연 속을 헤치던 나날에


날짜 2022-08-11 13:36:29 조회


지난 7월 15일, 연길시 하남가두에 거주하고 있는 해방전쟁, 항미원조전쟁 참전군인 김경운(88세) 로인은 색 바랜 표지에 끄트머리가 너덜해진 수첩을 꺼내 기자에게 펼쳐보이며 전우와 벗들을 소개해주었다. 70년 넘는 세월의 흔적이 한껏 비껴있는 수첩의 푸석푸석해진 책갈피에는 김경운과 그의 전우들이 함께 찍은 사진들이 붙여있고 전우들이 보내온 편지가 적혀있었다. 수첩에는 3년 동안 전쟁의 불길 속에서 맺어진 깊고 두터운 전우애가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곤난과 애로에 부딪칠 때마다 지난날 전장에서 적들과 싸우던 그때를 회상하면서 생활과 로동의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얻었소.” 70여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그때의 기억만은 선명하게 머리에 박혀있다는 김경운 로인이다.
1933년 9월 4일, 조선 강원도에서 6남매중 막내딸로 태여난 김경운은 네살 때 가족을 따라 안도에 이주했다가 8살이 되였을 때 돈화로 왔다. 김경운은 어렸을 때부터 마을에서 인민해방군을 보면 군인이 되고 싶었고 흰 가운을 입은 사람을 보면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의사가 되고 싶었던 꿈 많은 소녀였다. 1947년, 14살이 되던 해 김경운은 소학교 4학년에 다니고 있었다. 그 당시 마을 주둔부대에서 군인을 모집하게 되였는데 막내딸의 꿈을 잘 알고 있었던 그의 어머니는 그녀에게 선택의 기회를 주었다. 워낙 어려웠던 가정형편에서 공부를 견지한다 해도 중학교까지 가기는 어려움을 알고 있었던 김경운은 선뜻 입대를 지원했다. 그해 3월 8일, 김경운은 입대하여 중국인민해방군 제4야전군 제2야전병원 간호사로 되였다.
“사평전투가 한창이였던 당시 소학교 건물에 림시병원을 세우고 짚단을 깔아 병상을 만들었고 벽돌을 베개 삼아 전방에서 오는 부상자를 받았댔지… 그때는 넙적다리에 소바늘로 주사를 놓았는데 주사자리가 퉁퉁 부어오르기 일쑤였소. 그러면 뜨거운 물을 받아 수건을 적셔 온찜질을 해주어야 했다오.” 군인이 되여 나라를 지키고 사람을 구하고 싶었던 꿈을 이루게 되였다는 김경운은 전장에서 붕대를 감는 방법을 배우고 아스피린이 소염제라는 것도 그때에 처음 알게 되였다. 그녀는 부대를 따라 서안, 남창, 광주, 무한 등 지역을 전전하며 전쟁터에서 점차 단련되였고 정치적으로 성숙되였으며 견습간호사에서 숙련간호사, 정식간호사를 거쳐 간호장으로 되였다.
“1950년 3월 12일 밤, 정주시 시교의 한 백성의 집을 빌려서 바닥에 조짚을 깔고 초 한대를 밝힌 채 12명이 입당선서를 했다오. 그날의 일이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있소.” 그날 밤, 김경운은 아무리 간고하고 위험하더라도 나라를 위해서 언제든지 목숨을 바치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되였다.
 

이후 항미원조전쟁이 폭발하면서 김경운은 중국인민지원군을 따라 항미원조에 참가했다. 김경운은 매일 부상당한 병사들을 위해 붕대를 감아주고 상처를 치료했다.
“전쟁은 무자비했지. 부상을 입은 전사를 업고 달리다 보면 발 옆으로 포탄이 마구 떨어졌소. 그때는 나보다 덩치 큰 병사들을 업고 달리면서 무거운 줄도 몰랐다오…” 17세의 가녀린 몸으로 부상병을 업고 포화 속을 뛰여다녔다는 그녀이다. “ 희생을 두려워하지 않는 전사들을 보며 나도 공산당원으로서 앞장서야 한다는 신념으로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소.” 당시 부대는 숲속에서 유격전을 벌이다 보니 벌레나 뱀이 사처에 있었고 환경은 아주 렬악했다. 하지만 당을 따라간다면 전쟁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믿었다는 그녀이다. 김경운은 여러차례 공을 세웠고 렬악한 전쟁 속에서 언제든 희생될 준비가 되여있었다.
 1956년 10월, 김경운은 제대하여 간호원, 의사 등 사업을 계속해 매일 약가방을 메고 공장 작업장을 돌아다녔다. 그녀는 인민을 위해 봉사하고 생명의 위험에 처한 사람을 구조해내면서 사회주의 건설 사업에 기여를 했으며 1983년 3월에 정년퇴직했다.
최근 몇년간 김경운은 국가로부터 중화인민공화국 창건 70돐 기념장, ‘중국인민지원군 항미원조 출국작전 70돐’ 기념훈장과 ‘당과 함께 한 영광스러운 50년’ 기념메달을 수여받았다.
옛사진 속 꽃다운 소녀의 머리에는 어느덧 흰서리가 내렸다. 그녀는 가장 아름다운 청춘시절을 인민과 국방 사업에 바쳤다. 옛사진마다, 훈장과 메달마다에는 숭고한 리상을 위해, 국가와 인민을 위해 생사를 두려워하지 않았던 그의 삶의 이야기를 말해주고 있다.
작가:김설 편집: 사진:김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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