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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의 삶, 우리의 숨결을 담다

― 전통이 살아 숨쉬는 도문시 월청진 백년부락
날짜 2020-07-22 09:15:13


시간려행에 떠밀려 전설의 고장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아담한 마을이 있다. 두만강 중류에 옹기종기 모여앉은 아담한 마을, 100여년 전 우리 민족 선조들이 거주했던 전통가옥과 그들이 직접 사용했던 농경기구, 생활도구들을 만나볼 수 있는 공간이다. 바로 도문시 월청진 백룡촌에 위치한 전통민속마을 백년부락이다.
백년부락이 세워지고 대외에 개방되여 관광지로 유명해져 선후하여 중국특색마을, 중국전통마을, 중국력사문화명촌 등 칭호를 획득하기까지 장장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러갔다. 이 모든 것은 이곳에 열정과 신념, 민족적 자부심 심지어 자신의 재산까지 전부 쏟아부은 김경남씨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10여년간의 해외로무 생활을 마치고 2009년 3월부터 건설하기 시작했고 2010년 9월 16일, 정식으로 백년부락을 오픈했다.
백년부락 입구에 들어서면 키를 넘는 커다란 석비에 빨간색으로 새겨진 ‘중국조선족백년부락’이라는 글자가 눈에 안겨온다. 국가민족사무위원회 리덕수 전임 주임이 2010년 9월 9일, 직접 이곳을 찾아 써준 제사이다.
입구 바로 오른켠에는 돌담으로 둘러싸인 초가집들이 옹기종기 들어앉아있었는데 돌담너머로 매돌, 솥, 벼짚으로 만든 바줄이며 장작들이 눈에 안겨온다. 북쪽에 있는 나무다리를 건너면 아름드리 수양버들과 그 밑 정자 안에는 샘이 깊은 드레박 우물까지 있다. 이 우물정 북쪽에 있는 기와집이 바로 백년고택이다.
현재 백년부락은 조선족 건축풍격 특점을 갖춘 28채(그중 초가 13채)의 가옥과 ‘사합원식’ 조선족풍미관으로 구성되였는데 우리 민족 전통가옥의 진면모를 회복시켰다. 그중 가장 진귀한 가옥은 지금으로부터 140년의 력사를 가진 조선족식 옛 기와집이다. 이 고택은 조선이주민 박여근이라는 상인이 1877년부터 3년간의 시간을 들여 1880년에 완공되였다고 한다. 못 하나 친 곳 없이 100여년이 넘도록 기둥이며 대들보가 맞물려 지금까지 오랜 세월을 잘 버텨온 것이 신기할 따름이였다. 조상들의 소중한 정신적, 물질적 유산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공간에서 고택, 그 이상의 의미를 생각해보게 된다.

민속문화 전승, 민족정신 고양 등 우리 선조들의 지혜와 력사의 맥락을 느끼게 하고 전통문화를 지키며 민족정신을 고양하기 위한 것도 있었지만 관광업으로 부를 창출하여 마을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고 싶은 깊은 생각도 있었다. 평소 같으면 마을 로인들이 민족복장을 입고 퉁소를 불고 장단에 맞춰 함께 춤추고 노래하며 다양한 활동을 조직해 관광객들에게 재미를 선사했지만 전염병 사태가 채 걷히지 않아 백년부락은 아직 정식으로 단체관광객을 접대하고 있지는 않는다.
하지만 요즘 들어 주변에서 가족이나 친구들끼리 백년부락을 찾아오는 일반 나들이객들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가족이나 친구들끼리 삼삼오오 찾아온 관광객들은 140여년이나 되는 옛날 기와집이 있다는 것이 매우 놀랍고 백년고택 안팎에서 제비가 둥지를 틀고 날아드는 모습을 매우 인상적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백년부락에는 눈에 띄게 현대화한 놀이시설과 도시처럼 화려한 건축물도 없다. 하지만 점차 옅어지고 사라지는 우리 문화를 다시 찾고 함께 전통적인 멋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들이 곳곳에 보였다.
우리의 숨결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백년부락, 두만강 물소리와 함께 겨레의 숨결이 이 전설의 고장에서 조용히 흐르고 있다.
작가:김철 편집: 사진:장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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