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의 상징인 꽃은 그윽한 향기와 더불어 식을 줄 모르는 사랑을 받아왔다. 사람들은 모든 아름다운 것을 꽃에 비유한다. 특히 녀성들은 꽃과 동무하는 일상, 꽃을 키우고 다듬는 일을 부러워한다. 꽃과 함께 하는 작업, 과연 항상 향기롭고 홀가분하기만 할가? 오늘은 꽃으로 엮은 창업담을 파헤쳐본다.
매주 화요일이면 아침 일찍 남편과 함께 연길로 향한다는 김서민씨, 룡정에서 꽃가게를 운영하는 나젊은 창업자이다. 질 좋은 생화를 구하기 위해 그녀는 번거로움도 마다하지 않고 연길시의 한 생화도매상점과 손을 잡았다. 그리고 쉼없이 룡정과 연길을 오가며 발품을 판다. 처음 꽃가게를 운영했을 땐 색상 배합이나 소비자들의 수요를 잘 파악하지 못해 랑비도 많았다고 한다. “인터넷으로 고르면 필요없는 것을 고를 때가 많습니다. 상태를 확인하지 못하고 사다 보니 와서 버리는 경우가 많아서 직접 보고 사는 것이 좋습니다.”
생화를 구입할 땐 꽃의 상태와 모양, 신선도 등 꼼꼼한 체크가 필수이다. 김서민씨는 꾸준한 실천 속에 좀씩 경험을 다지면서 시장의 변화에 맞춰 능수능란하게 꽃을 골라내는 방법을 터득했다. “명절 때는 장미꽃을 많이 사용하는데 진한 색상도 있고 사람들이 기본으로 좋아하는 분홍색, 노란색을 위주로 많이 고릅니다. 그리고 저는 메인꽃보다는 장식꽃을 많이 사용하는편이라 많이 삽니다.”
생화 구입을 마치면 숨 돌릴 사이 없이 다음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 바로 꽃을 손질하는 일, 생각처럼 쉽지가 않다. 싱싱할 때 재빨리 다듬어야 하기에 일손이 재야 한다. 그렇게 돌아치다 보면 얼마 안돼 팔과 손이 뻐근해나고 허리도 시큰시큰, 꽃을 다루는 일도 만만치 않은 육체로동이다. 그리고 장미를 많이 쓰다 보니 가시에 찔리는 건 흔한 일, 꽃을 옮기다가도 찔리고… 손질하다가도 찔리고… 작품을 만들다가도 찔리고… “꽃가게를 운영한다고 하면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런 가게를 차리고 싶다고 쉽게 말씀하시는데 보기엔 우아해보여도 직접 해보면 그냥 육체로동입니다. 힘이 듭니다.”
어린시절부터 들녘에 흐드러진 꽃과 파란 풀잎만 봐도 항상 마음이 설레고 행복했다는 김서민씨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의 꽃가게를 차리고 싶은 욕심은 점점 부풀었고 40대 후반쯤에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꿈에 도전하려 작심했다는 그녀이다. 그러던중 느닷없이 병에 시달리느라 거의 2년간 휴식하면서 꿈을 향한 도전이 훨씬 앞당겨졌다고 한다.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해보겠다고 남편과 토론한 후 창업의 대문을 두드렸습니다.”
김서민씨는 창업에서 차별화로 경쟁력을 높이는 데 많은 품을 들였다. 깔끔하고 세련된 인테리어에도 신경을 썼고 화사한 꽃과 파릇파릇 식물로 단장된 꽃가게에 커피와 차를 마실 수 있는 카페도 융합시켰다. 거기에 안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는 랭장고를 마련하여 알록달록 꽃송이와 그윽한 꽃향기로 가득 채웠다. 그리고 여러가지 꽃을 더 예쁘게 조합하기 위해 외지의 유명 꽃가게들을 누비면서 부지런히 견학하고 연구했다. “예전에는 10가지 종류가 있으면 다 쓰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만들다 보니 혼잡한 경우가 있었는데 지금은 어떤 색과 어떤 색을 조합하면 어떻게 나올지 머리속에 그림이 있어서 많이 쉬워졌습니다.”
꽃다발이나 꽃바구니를 만들 땐 전문기술 뿐만 아니라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넘치는 개성도 필요하다. 김서민씨의 꽃작품엔 그녀만의 감성과 센스도 담겨있다. 개성 만점, 독특한 매력만이 고객들의 발목을 잡는 최고의 뒤심이다. 작품을 만들기 전 주는 사람의 마음과 받는 사람의 적성까지 빠짐없이 꿰뚫고 싶다는 김서민씨, 그렇게 꽃으로 사람들의 인연을 더 향긋하게 적셔주면서 남모르는 보람을 수확한다. “나중에는 고객과 친구처럼 익숙해지고 친하게 지내게 되였습니다. 예쁘게 만들어달라면서 믿고 맡겨주니 고맙죠. 좋은 인연들이 많습니다.”
창업의 길은 늘 가시덤불 투성이다. 전염병 사태의 영향으로 김서민씨는 꽃주문이 폭주하는 시기를 몇번이나 놓쳤다. 수입이 전보다 현저하게 줄었지만 젊음의 패기로 신심을 북돋우며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위챗홍보 전략을 세웠다. 외출이 적어지면서 집에서 식물을 키우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수요도 세세히 파악하고 알맞은 종류와 재배방법도 장악했다. “블루베리나무 같은 경우는 거의 70~80% 키워서 성공하면 집에 가서도 잘 자랍니다.”
손님이 많을 때엔 일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틈만 나면 새로운 작품을 연구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른다는 김서민씨이다. 비록 몸은 힘들지만 좋아하는 일을 즐겁게 할 수 있어 늘 감사한 마음이란다.
동네 어르신들에게 자신의 꽃작품을 선물하기도 한다는 그는 꽃 관련 연구토론모임이나 봉사활동, 재능기부도 구상중이고 자신이 쌓은 경험을 필요한 사람들에게 전수하고 싶은 마음도 간절하단다.
꽃을 뉴대로 향기로운 인연을 쉼없이 넓혀가고 싶다는 김서민씨이다. 소소한 일상 속에 꽃이 선물하는 아름다움과 향기를 만끽하는 그녀, 꿈을 위해 몰붓는 노력이 도전의 의미를 한결 향긋하게 물들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