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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푸른빛


날짜 2023-07-12 08:57:12

이사짐을 정리하면서 오래된 사진첩을 꺼냈다. 표지는 바래고 모서리도 군데군데 떨어진 두툼한 사진첩에는 내가 소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의 시간들이 담겨있다.
워낙 많이 보아와서 다음 장에 어떤 사진이 나올지 머리속에 그려질 정도지만 사진첩을 볼 때면 여전히 설렌다. 그 사진첩 속 나의 모습에는 한껏 까불거려도 귀여웠던 그 시절 특유의 눈빛이 있다.
하지만 이후의 사진들에서는 장난스러운 표정과 과감한 포즈가 점점 사라진다. 그래서일가, 소년으로 성장하면서 사뭇 진지해진 모습들은 다른 사진첩에 따로 모여져있다.
엄마는 6.1절이나 내 생일이면 공원으로 데리고 가 나를 꽃밭에 세우고 사진을 많이 찍어줬다. 비록 남자아이라지만 어렸을 때라 화장까지 하고 카메라 앞에 섰다. 점차 자라면서 자꾸 꽃 앞에 서라고 하면 부끄럽기도 하고 리해가 되지 않았다. 멀뚱한 표정을 한 채 엄마 앞에 선다.
“좀 활짝 웃어보자…” 하며 아쉬워하는 엄마와 카메라 앞을 떠나기 급급했던 나. 그랬던 내가 이제는 예쁜 꽃밭을 보면 다급하게 아이를 부른다.
“여기 서서 아빠 한번 보자.”
아이가 가장 활짝 웃는 모습을 남기고 싶어 애를 쓴다. 엄마가 꽃 앞에 서서 사진을 찍는 리유를 이제야 깨달았다. 아름다운 것 앞에 가장 예쁜 기억을 남기고 싶어서였을 것이다.
엄마는 여전히 위챗으로 계절마다 피는 꽃, 아름다운 풍경, 좋은 글귀를 나에게 보내주신다. 예쁜 것을 보고 웃으라고 오늘도 기분 좋은 하루를 보내라고.
푸른빛으로 물들어가는 6월의 연변, 뜨거워지는 ‘연길 록화 미화’ 행동의 열기로 생기가 더해지고 품위 있는 생태도시로 화려한 변신을 하고 있다. 맑은 하늘 아래, 파아란 희망을 잉태하고 있는 내 고향, 가장 환한 미소로 가족과 함께 사진 한장 남기고 싶기만 한 계절 속에서 내가 사는 고장은 아름다움이 물들어간다.   
작가:김철 편집: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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