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단잠에서 깨여나기도 전인 새벽 4시, 희붐히 밝아오는 이른 시간에 그는 출근길에 나선다. 회사에 도착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체온을 측정한 후 작업복을 갈아입고 뻐스내의 구석구석을 소독하고 청소하기 시작한다. 전염병 사태 이후 매일 빠짐없이 반복하는 출발 전 준비작업이다. 연길시공공뻐스집단유한회사 녀성전문선로 운전기사 리취취(李翠翠, 44세)는 16년 동안 변함없는 사명감을 가지고 일해왔다.
전염병 예방, 통제 기간, 빠짐없이 진행하는 소독작업.
“첫차는 매일 아침 5시 15분에 출발합니다. 고속철에서 금방 내린 손님들을 맞이하게 됩니다. 매일 아침 출발 전 운전기사는 반드시 뻐스 점검작업을 진행해야 합니다. 시민들의 안전이 항상 첫째니깐요.” 2005년 정식으로 뻐스운전대를 잡은 리취취는 장장 16년을 뻐스운전 사업에 몸 담가왔다. 매일 새벽 일터에 도착해 차량을 깨끗이 청소하고 점검작업을 진행했다. 뻐스에는 상비약품, 우산, 비닐봉투 등 비상용 물품들도 꼭 챙겨놓군 한다. “집에서 가져온 물건들입니다. 혹시 중도에 멀미하는 분들이 있을가봐 멀미약을 준비하고 구토를 대비해 비닐봉투도 준비하였습니다.” 세심한 봉사, 탁월한 운전 솜씨, 열정적이고 문명한 태도로 리취취는 승객과 동료들 사이에서 인정을 받아왔다.
매일 아침 첫차 출발 전 꼼꼼히 진행하는 청소와 점검작업.
3월 19일 오전 9시 10분, 기자는 리취취가 운전하고 있는 녀성전문선로인 4선 공공뻐스에 올랐다. 출근 고봉기를 피해서인지 뻐스 안에는 승객들이 별로 많지 않았다. “환영합니다. 마스크를 꼭 착용하시고 승차 후 카드를 긁어주세요. 감사합니다.”… 그녀의 친절한 인사는 마스크에 가려진 얼굴도 서로 웃음 짓게 만들었다.
몇 정거장 지나 녀성 승객 한분이 어린아이 한명을 데리고 올랐다. 마스크를 쓰지 않겠다고 울음보를 터뜨린 아이를 두고 엄마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아가야, 마스크를 착용하면 맛있는 사탕 줄게.” 리취취는 호주머니에 있는 사탕을 꺼내보였다. 인차 울음을 멈춘 아이는 사탕을 받아쥐고 마스크를 꼈다. “정말 감사합니다.” 뻐스에 탄 승객들이 머리를 끄덕이며 흐뭇하게 눈웃음을 지어보인다. 저혈당 증상을 갖고 있는 리취취는 호주머니 속 몇알의 사탕이 필수품이라고 했다.
돌발상황에 대비해 비상용 물품 준비.
종점역인 연길서역에 도착했다. 10분간 휴식을 취한 후 또다시 반대편 종점역으로의 운전이 시작되는데 6차례 왕복해 저녁 19시 40분이 돼서야 하루 일과가 마무리된다. “한번의 왕복 코스는 1시간 반 정도 걸리는데 중도에 교통정체가 생기면 화장실에 다녀올 시간이 부족할 때도 많습니다. 그렇게 또다시 1시간 반의 왕복코스를 시작해야 하지요.” 매일 12시간의 작업시간,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로 하루종일 뻐스에서 보내고 집에 돌아가면 어느새 저녁 8시를 훌쩍 넘어버린다.
대부분 남성들만의 직종이라 여기는 터라 녀성뻐스운전기사는 흔치 않은 일이다. 뻐스운전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우연한 기회가 그녀한테 찾아오면서였다. “1994년 저는 공공뻐스 매표원으로 일하게 되였습니다. 당시 뻐스운전이 참으로 멋져보였습니다. 그때 저희 회사에서 학습반을 꾸렸는데 저에게도 기회가 차례졌습니다.”
그렇게 강습을 받고 시험에 합격한 그녀는 뻐스운전대를 잡고 녀성뻐스운전기사가 되였다. “운전대를 두 손에 잡는 순간부터 시시각각 승객들의 안전을 첫자리에 놓아야 한다.”는 스승의 당부 대로 항상 운전에 모든 정신을 몰두하고 운전경력을 차곡차곡 쌓았다. 어느 구간에 급커브가 있고 어느 구간이 비교적 좁은지를 이제는 몸이 익숙히 기억하고 있다. 16년 동안 높은 책임감과 엄밀한 사업태도로 한차례의 책임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 련속 여러해 동안 연길시공공뻐스집단유한회사 우수직원으로 선정되기도 한 그녀는 회사에서 주최한 운전사기술경연에서도 우수상을 받았다.
지난해 전염병 예방, 통제 기간, 리취취는 감염위험을 아랑곳하지 않고 휴식도 포기한 채 보수도, 조건도 따지지 않고 일터를 지켰다. 운전기사가 부족한 상황에서 그녀는 솔선수범하여 지원해 나섰다. “아직 젊어서 괜찮습니다. 저는 반드시 나오겠습니다.” 승객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매번 종점역에 도착할 때마다 그녀는 즉시 뻐스를 소독하고 창문을 열어 통풍을 시켰다. 뻐스가 정거역에 들어설 때마다 참을성 있게 승객들에게 마스크를 끼고 안전한 거리를 유지하라고 주의를 주는 것도 그녀의 몫이다.
명절도 없이 이른새벽 출근해 밤 늦게 돌아오는 고된 작업의 련속이지만 매일 수백명 승객들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다는 사명감으로 일터를 지켜왔다. 운전대를 잡고 승객들을 맞이할 때면 오가는 미소 속에서 선물을 받는다는 리취취… 맡은바 직책과 사명도 뻐스에 함께 싣고 그녀의 안전운행은 오늘도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