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9일, 밖은 한겨울의 맵짠 바람이 불고 있었지만 연변빈분농업화훼원 온실 속에는 각양각색의 꽃들이 활짝 피여나 은은한 꽃향기를 풍기고 있었다.
“이 꽃은 동청이라고 부릅니다. 알알이 영근 붉은 열매가 경사로운 분위기를 낼 수 있어 설명절을 즈음해 고객님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습니다.”
연변빈분화훼현대농업과학기술유한회사 리사장 손기화(44세)는 음력설전후 꽃 판매 절정기를 대비해 갖가지 꽃을 준비하고 있었다. 화려함을 뽐내는 호접란, 두견, 장미 등 꽃들에는 그의 열정과 사랑이 녹아들었다.
유난히 분재예술에 흥미가 있었던 손기화는 대학 졸업 후 광주의 한 원예공장에 마케팅인원으로 취직했다. 재배부터 판매까지 배워가면서 그의 마음속에 창업의 꿈이 살며시 싹트기 시작했다. 광주에서 일정하게 경험을 쌓다가 고향이 그리웠던 손기화는 2007년, 고향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그해 주내의 화초시장은 로점 판매를 위주로 하고 있어 발전 여지가 많아 보였습니다. 남방 못지않게 발전할 고향의 화초시장을 그리며 저는 꽃장사에 뛰여들었습니다.”
손기화는 모아둔 돈 3000원으로 작은 골목에 로점을 꾸렸다. 원가가 저렴하고 생명력이 강한 다육식물은 창업의 첫걸음이였다. 한푼이라도 아끼려는 일념으로 매일 상자를 품에 안고 세집에서 출발해 로점까지 걸어서 식물을 운반했다. 아담한 세집은 식물과 화분으로 가득 차 몸 둘 자리가 비좁을 정도로 힘든 상황이였지만 그는 매일 기꺼이 꽃숲 속에서 잠들었다.
“젊은이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은데 왜 굳이 꽃을 팔아요?” 꽃장사를 오래 해온 로선배들은 걱정어린 어투로 손기화한테 말을 걸어왔지만 손기화는 연변 화초산업의 찬란한 발전 전망을 그리며 힘든 줄도 모르고 열심히 하기만 하면 꼭 크게 성공할 수 있다고 믿었다. 단골손님이 늘어나고 판매규모도 점차적으로 확대됨에 따라 그는 시장에 매대를 차렸다.
과감한 도전과 미래에 대한 확신으로 그의 사업 발전에 가속도가 붙었다. 소비자의 구매 수요를 찾아가는 노력도 해보았다. 2009년, 그는 자금을 끌어모아 인구류동량이 많은 여러 대형마트에 직영점을 세웠다.
“저희가 중개상에게 더욱 낮은 가격으로 제품을 넘겨야 소비자가 더욱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습니다. 제품의 질을 보장하는 동시에 원가를 최대한 줄이려고 노력하면서 많은 시행착오도 겪었지요.” 물류가 현재처럼 발달하지 않았던 그 시절 손기화는 그동안 모아둔 돈으로 화물차 한대를 구입해 직접 운전대를 잡고 심양을 오가며 화초를 운송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오후 5시경, 그는 대형 활동에 사용될 화초의 종류가 갑자기 변경되였다는 소식을 접했다. 현지에서 갑자기 많은 량의 화초를 얻기에는 태부족이였다. 이튿날 오전 8시에 활동 책임자가 화초를 검수하게 되는데 시계를 확인하니 15시간밖에 안 남았다. 우물쭈물할 겨를조차 없었다. 손기화는 곧바로 화물차에 올라 심양으로 출발했다. 깊은 한밤중 심양에 도착한 후 스스로 화초들을 차에 싣고는 숨 돌릴 겨를도 없이 밤새 연길로 질주했다. 절대 늦으면 안된다는 집념은 그에게 힘이 되였다.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손기화는 목적지에 다닫도록 졸음도 못 느낀 채 긴장에 잠겨있었다. 아침 7시, 화물차는 드디여 활동현장에 도착했다. 지칠 대로 지친 손기화는 운전석에서 겨우 내렸다. 이러한 경험과 시련 속에서 손기화는 잔뼈가 굵어졌다.
운영 규모가 확대됨에 따라 손기화는 2017년에 연변빈분화훼현대농업과학기술유한회사를 설립해 연길시 의란진 평안촌에 화초 산업을 위주로 하고 유기 수확, 연구 실천과 레저를 통합한 현대농업 산업단지를 건설했다. 산업단지가 건설된 후 손기화는 ‘기업+기지+농민’의 상업 운영모식을 채택하고 의란진과 주변 농호를 대상으로 계약을 체결해 농호들이 재배한 화초를 통일적으로 구매한 후 판매함으로써 농호의 판로가 마땅치 않았던 큰 고민을 해결해주었다. 현재 20세대 이상의 농호들이 다년생 화초 생산 계약을 체결해 촌민들의 지갑이 날로 두툼해지고 있다.
연변빈분농업화훼원은 연길시 첫 빈곤층부축 작업장으로 빈곤 촌민에게 일자리를 제공해주었다. 달마다 8일간 출근해 환경을 청소해도 한달 수입을 1000원 정도 받을 수 있어 빈곤호의 생활에 큰 보탬이 되였다. 연변빈분농업화훼원내 50여명의 고정 직원 외에도 손기화는 해마다 200여명의 주변 촌민들에게 일자리를 마련해주었다.
의란진정부 및 평안촌촌민위원회가 회사에 위탁해 운영하고 있는 딸기재배기지는 현재 4개 하우스 규모로 딸기, 방울도마도, 과일오이 등 과일과 야채들을 재배하고 있다. 재배면적이 3000평방메터를 넘는 이 기지는 년간 생산량이 5000킬로그람에 달했고 해마다 의란진정부에 대상 배당금 15만원을 전달해 향촌진흥에 일조하고 있다.
화훼원에서 꽃모를 심는 일을 하고 있는 리민촌 촌민 장모(65세)는 “화훼원에서 근무한 후 저의 년수입이 3배로 늘어났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돈도 벌고 가치를 실현할 수 있어 너무 행복합니다.”며 기뻐했다.
거리에 로점을 차리고 다육식물을 팔던 데로부터 차근차근 걸어오며 넓혀온 손기화의 창업길은 올해로 17년철에 접어들었다. 그 과정에는 고향이 잘되기를 바라는 그의 진솔한 마음이 항상 변함없이 자리하고 있었다. “치부의 길에서 촌민들과 함께 손잡고 더욱 아름답고 행복한 고향을 꾸려나가고 싶습니다.” 찬란한 앞날로 향하는 그의 창업길이 더욱 향기롭게 느껴지는 원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