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녹여 맛과 멋 빚는다

귀향창업청년의 꿈은 달콤하게 발효 숙성중
날짜 2024-04-12 15:07:45

연길시가 왕훙도시로 급부상하면서 민족음식이 국내외 손님들의 각광을 받는 가운데 전통주 막걸리 역시 그 유명세를 타고 인기몰이에 한창이다. 부동한 고객들의 다양한 취미를 겨냥한 여러가지 막걸리 브랜드와 제품들이 출시되면서 그야말로 막걸리 열전이 펼쳐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통막걸리 제조솜씨를 이어받고 연변주무형문화유산 전승인으로 선정된 오춘일(40세)은 올해 막걸리 창업 11년차이다.
지난 3월 14일, 취재진은 연변정향식품유한회사를 찾아 총경리 오춘일을 만났다. 훈춘에서 나고 자란 그는 고향의 음식과 풍토인정에 깊은 애착을 품고 있었고 그 문화를 전승하고 이어갈 꿈을 마음에 심기 시작했다.
“대학시절에 사회실천을 하면서 많은 창업자들로부터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창업의 매력에 빠지게 됐습니다.” 창업자들의 이야기 하나하나는 오춘일의 마음속에서 창업의 꿈을 싹트게 했다.
2007년, 대학교 졸업 후 오춘일은 취직을 위해 북경으로 향했다. 그리고 북경에서 생활하면서 유난히 그리웠던 것이 고향의 맛이라고 했다.
“북경에서 생활하면서 하루의 고단함을 풀기에는 막걸리 만큼 좋은 것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막걸리가 잘 알려지지 않았던 타향에서는 한모금 맛보기도 어려운 일이였습니다.” 그는 가장 전통적이고 순수한 고향의 맛을 널리 알리고 싶었다.

당시 연변의 막걸리 시장은 옥수수 막걸리를 자체로 빚어 판매하는 형식이 주류를 이뤘다. 시장의 거대한 발전 공간을 보아낸 오춘일은 창업에 도전하기로 결심하고 2012년 고향으로 돌아왔다. 소꿉친구와 손잡고 이곳저곳에서 모은 돈으로 연길시 의란진 흥농촌에 500평방메터 되는 생산공장을 세맡고 기계를 구입해 창업을 시작했다. 대학교에서 건축전공을 공부했던 오춘일은 그 우세를 빌어 공장 내부를 스스로 설계해냈다. 그리고 초기엔 할머니가 빚어오던 방식 그대로 찹쌀막걸리를 주로 제조했다.
“창업 초반에 열정이 넘쳤지만 모르는 점도 많았습니다. 식품생산허가증을 등록하는 방법조차 몰랐습니다.” 그해 9월, 오춘일은 연길시품질기술감독국을 찾아 식품안전허가증 등록에 대해 문의했다. “복잡한 절차였지만 사업일군들은 차근차근 잘 가르쳐주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저희가 생산한 제품의 품질이 부동한 문제에 직면할 때마다 식품전문가를 련결해 도움을 주기도 했습니다. 저희가 놓쳤던 온도, 압력, 발효시간 등 세부적인 부분들까지… 식품안전의 중요성을 깨닫고 책임감 있게 안전한 상품을 만들 수 있는 밑거름이 돼줬습니다.”

몇달간의 연구를 거쳐 그들은 표준화된 막걸리 제품을 시장에 선보였다. 발품을 팔며 판로를 찾고 몸으로 부딪치며 소중한 경험들도 체득했다. 하지만 1년 사이에 투자금을 뽑겠다는 초기목표를 실현하기에는 역부족이였다. 창업길은 예상과 달리 순탄치 않았다.
“인상 깊은 일이 떠오르네요. 초창기 한겨울이였는데 석탄 땔 돈마저 떨어져 공장의 수도관이 터졌던 적이 있습니다. 제품 생산을 계속하기 위해 직접 산에 가서 샘물을 길어오기도 했습니다.” 오춘일은 가장 어려웠던 시절을 이야기하며 감개무량해했다.
28세에 시작한 창업은 거의 3년 동안 적자로 이어졌다. 가족들도 “계속 해봐야 얼마나 더 팔 수 있겠냐.”며 하루빨리 다른 길을 찾길 바랐지만 미래에 대한 확신과 도전에 대한 그의 의지는 꺾이지 않았다. 어떻게 하면 더 잘 팔릴가? 오춘일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다. 시장조사를 하는 한편 옥수수 막걸리 등 새로운 맛을 내놓으며 고객들의 취향을 파악했고 음식점에 적극 다가가 납품을 해보았지만 예기의 판매량을 달성하지 못했다.
때마침 연길시상무국에서 기업을 방문했다. 그의 곤경을 료해한 후 문화와 엮어서 발전해나가는 전략을 깨우쳐줬다. 바로 현지 연변의 음식기업이 대외로 확장하는 시기를 잡아 그들과 협력해 지속적으로 매출을 늘여가는 방향이였다. 안개 속에서 주저하고 있던 오춘일은 눈앞이 탁 트였다. 연길시상무국의 추천으로 오춘일은 연변의 몇몇 유명음식업체와 손잡았다. 판로가 뚫리자 제품 판매량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되였다. 막걸리의 시장지배력을 확대하기 위해 젊은 소비층과 외지인의 입맛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크림맛, 청포도맛, 효소를 추가한 블루베리맛 등 6종의 이색적인 막걸리도 출시했다.

뚝심과 확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렇게 3년이 지나자 진가가 나타났다. 순풍에 돛단배마냥 발전을 이어오던 2016년, 막걸리 산량이 판매량을 따라가지 못했다. “막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저희에게 있어 스스로 규모를 확장해 공장을 짓는 것은 현실적이지 못했고 짧은 시간내에 적합한 공장을 찾기도 어려웠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한 좌담회에 참가했는데 저는 그 자리에서 공장과 전자상거래의 부대시설에 대한 수요를 제기했습니다.” 연길시당위 조직부의 관련 인원이 현장에서 바로 연길국제공항경제개발구관리위원회와 련락을 취했고 회의가 끝난 후 바로 장소확인을 와도 좋다는 소식도 전했다. 그렇게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1000평방메터에 달하는 장소를 제공받았다. 린근에 물류기지도 있어 택배 발송이 아주 편리한 것은 덤이였다.
친구와 함께 자그마한 기업으로 출발해 생산하던 오춘일의 막걸리는 이제는 외지 관광객들도 찾는 인기 브랜드로 성장했다. 하지만 오춘일의 창업길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연변대학과 손잡고 6년째로 제품연구를 이어오면서 제품의 질을 끊임없이 향상시키는 노력도 이어오고 있었다. “우수하고 맛 좋은 막걸리를 개발하기 위해 계속 공부중입니다. 안전생산을 첫자리에 두고 선진기술을 답습해 연변 막걸리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가치와 인기를 보다 높이는 데 역할을 다하고 싶습니다.” 년간 20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그의 막걸리는 위생적인 생산라인과 성숙된 제조기예로 자체 브랜드를 생산할 뿐만 아니라 주내외 상호를 대상해 위탁생산(OEM) 등 다양한 협업도 시도하고 있다. “초창기 한달 생산량이 겨우 3톤에 달했는데 현재 새로운 발효 시설을 사용해 하루에 최고 10톤까지 생산하고 있습니다.”
창업의 길을 돌이켜보면 어려운 고비마다 정부의 도움이 있어 항상 고맙다고 하는 오춘일, 정부의 지지가 비옥한 토양이 되여 기업에 무럭무럭 성장할 수 있는 자양분을 제공해주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 고향의 문화가 녹아든 수제막걸리 체험 마을을 세워 전통문화를 더욱 널리 알리려는 목표도 있습니다.” 맛과 멋이 어우러진 고향의 전통주를 더 널리 알리고 싶다는 막걸리 창업 청년의 알찬 포부가 당분으로 분해되고 발효하는 과정을 거쳐 또 하나의 어떤 멋진 작품으로 맛있게 익어갈지 기대가 된다.
 
작가:김철 김설옥 편집: 사진:장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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