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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민족 이웃정


날짜 2023-07-12 09:23:49 조회

화룡시 광명가두 해란사회구역, 6층으로 된 아빠트단지 11동이 정연하게 자리 잡고 있다. 이 동네에는 여러 민족 주민이 함께 어울리면서 이웃정을 키워나가고 있다.
옛날에 석탄 매장량이 많았던 이 고장을 사람들은 ‘만탄’이라 불렀고 소나무숲이 우거진 산 아래 마을이라 하여 ‘송하평(松下坪)’이라 불렸으리라는 추측이 든다.
산 좋고 물 맑은 이 고장은 경치가 수려하여 도화원이 한켠에 밀려날 정도인 데다 석탄 매장량도 무진장하여 말 그대로 금수강산이 따로 없었다. 해방 전 각 지역의 광부들은 이 보배강산에서 땅을 파고 광물을 캤다. 해와 달이 뜨고 지기가 반복되면서 볼품없었던 광산마을은 눈에 띄는 변화를 가져오기 시작했다. 단층으로 줄지어 일어선 광산 로동자들의 주택과 영화관, 목욕탕, 은행, 우전국, 식당, 파출소, 리발관이 건설되여 그야말로 참새는 작아도 오장륙부가 구전했다. 작은 탄광지역이였지만 도시가 부럽지 않았고 로동자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 피여났다.
그 시기 농촌청년들은 달마다 월급을 받을 수 있는 로동자가 되는 것이 소망이였기에 동북의 산 설고 물 선 송하평 탄광으로 구름처럼 모여들었다. 그때 그 시절 송하평 탄광마을은 상주인구가 만명을 웃돌아 거리마다 사람들로 붐볐고 낮이면 영화관 확성기에선 경쾌한 노래소리가 마을 상공에 울려퍼졌으며 저녁이면 영화관은 늘 만원이였다.
로동자들이 출퇴근하는 커다란 대문 량옆에는 ‘기쁘게 출근하고 안전하게 귀가하자’와 ‘안전제일, 품질제일’이라는 글발이 유표하게 눈길을 끌었다. 석탄을 만재한 기관차의 기적소리가 맑고 푸른 하늘에 메아리쳐 탄광마을은 항상 흥성흥성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로동자 가족은 울바자도 없는 아담한 주택에 거주하였다. 낯설고 말도 통하지 않는 우리는 이웃으로 되였고 서로 마주칠 때면 눈빛으로 인사를 건넸다. 그 시기 탄광지도부에서는 직장이 없는 로동자 가족들을 배려하여 공장을 꾸려주었고 여러 민족 가족들은 봄이면 밭을 갈고 씨앗을 뿌리고 가을이면 수확하면서 돈독한 정을 쌓으며 서로 배워갔다. 그로부터 여러 민족 이웃은 서로 래왕하면서 화목하게 지내였고 색다른 음식도 오고 가고 하였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여러 민족 이웃들도 조선족의 전통음식인 찰떡, 순대, 배추김치와 된장국도 즐겨 먹었고 조선족들도 각종 볶음료리와 물만두를 즐겨먹었기에 명절 때마다 상에 오르는 음식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였다.
생활조건이 점차 윤택해지자 여러 민족 이웃은 비가 구질구질 내리는 휴식날이면 따스한 온돌방에 앉아 흥겨운 노래가락으로 유쾌한 하루를 보내기도 하였다.
몇년 전, 나라의 단층집 개조정책으로 남산, 북산, 하남에 거주했던 여러 민족 주민집들은 파가이주 범위에 포함돼 해빛이 잘 스며들고 살기 편한 아빠트로 이사하여 출입문을 마주한 이웃으로 되였다. 거의 반세기란 기나긴 세월이 흘러 그때 그 시절에 혈기왕성하던 젊은이들이 오늘날의 백발이 성성한 로인으로 되였지만 여러 민족의 이웃정은 변함이 없었다. 지금도 ‘포대산’이라 부르는 높은 산 아래에 자리 잡은 11동 1단원의 60대 중반을 넘어선 조장 아주머니는 경상적으로 홀로 지내는 80대 중반의 두 조선족 할머니 집으로 물만두를 빚어보내는가 하면 철따라 터밭의 남새도 보내주고 힘든 일이 있으면 선뜻 도와 나서기도 한다.
지난 3년간 코로나 19가 살판칠 때 70대를 지척에 둔 인품 좋은 왕씨 로인은 이웃집에 액화가스가 떨어지자 자기의 삼륜차로 십리길을 달려 무보수로 실어다주었다. 사회구역에 출근하는 사업일군들도 어느 주민호의 실내 전등이 고장났거나 화장실의 변기가 막혀 애간장 태울 때면 선뜻 나서서 한푼의 보수도 받지 않고 수리해주어 로인들마다 좋은 세상에서 더불어 사는 풋풋한 인정미에 감격해 엄지손을 내든다.
여러 민족 이웃들은 찰떡, 된장 등 음식들을 나눠먹으며 이웃정을 돈독히 했고 김장철이면 작식솜씨가 좋은 이웃집 할머니들은 배추김치, 무깍두기 등 김치를 담그어 보내주군 했다.
여름철이면 꽃나무숲이 우거진 아담한 정자에 단란히 모여앉은 여러 민족 이웃 로인들은 머리를 맞대고 소곤소곤 이야기도 나누며 카드놀이도 하면서 “하하호호” 웃는다. 하나같이 백발의 로인들이여서 지나가는 길손들이 그 모습을 보면 양로원으로 착각하지 않을가 생각도 든다.
그러다가 어느 로인이라도 며칠 동안 정자에 나오지 않으면 궁금해 서로 문의한다. 만약 어느 로인이라도 병석에 누웠다면 식품을 사들고 문안을 다니는 할머니들을 보면 못살아도 인품이 후했던 그 옛날 전해내려온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더욱 가슴에 와닿는다.
몇년 전부터 조장아주머니의 제안으로 매년 로인절이면 집집마다 사비를 모아 아담하고 시원한 정자에서 진수성찬 차려놓고 서로 이야기도 나누며 노래하고 춤추면서 밤이 새도록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여러 민족 이웃정은 수많은 사연을 담아 싣고 몇천년일가 줄기차게 흘러가는 저 해란강물처럼 대를 이어갈 것이라 믿어의심치 않는다.   
 
 
작가:원죽순 편집: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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